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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랑한다-김명순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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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 창작집단 양산박 | 작가: 장진웅 | 연출: 장진웅
일시: 2021.07.24 ~ 07.24 15:00 | 러닝타임: 110분
장소:밀양 아리나 스튜디오극장Ⅰ | 관람가: 만13세 이상
티켓가격: 10,000원
작품소개

얼마 전, ‘2020 연극의 해’ 관련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공연 「언도큐멘타 : 한국연극 다시 써라」의 한 부분인 <백 년만의 초대>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소설가인 김명순이 다시 조명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지금이라도 김명순에 대한 재조명이 이루어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으나,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소설가였으나 남성중심적인 당대의 문단에서 지워져야만 했던 그의 극적인 사연에만 주목해 또 다시 소재화, 대상화 되는 수준에서만 활용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를 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한국연극은 분명히 자성의 목소리를 내며, 그동안 당연하게 자행되어왔던 다양한 폭력의 구조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꺼내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른바 지워졌던 여성들에 대한 서사, 그 중에서도 소위 신여성이라고 불렸던 나혜석이나 김명순과 같은 존재들이 소환되고 있는데, 과연 그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방식이 예술가로서의 그들을 주목하는 방식으로 수행되고 있는지 단지 폭력의 구조 속에서 희생된 사례로서 활용해 오늘날의 기호에 맞게 또 다시 재단하고 있는지는 고민해봐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김명순이 가장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했던 1920년대, 그 중에서도 그의 작품 색이 가장 급변했던, 1926년에 발표했던 그의 대표작 ‘나는 사랑한다’를 가지고, 그가 작품에 투영해 낸 당신의 이야기를 따라가 보고자 합니다. 이미 그 당시에도 모질게 매도당하고 있던 김명순은, 자신을 향한 시선과 이어질 비난들을 감수하면서도 온갖 오해가 따라 올 작품 ‘나는 사랑한다’를 세상에 발표합니다. 우리가 김명순을 진정으로 재조명하길 원한다면, 그가 원했던 것처럼 그의 작품으로부터 시작해 그의 삶과 그가 남기고자 했던 메시지를 읽어가는 방식으로 ‘김명순전’을 새롭게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요.  


시놉시스


7월 모일 아침, 동숭동 최종일의 정자. 수정정을 지키는 집사, 돌이 할아범은 후원에서 정체 모를 두 사람의 발걸음 소리를 듣습니다. 몇 달 전부터 후원에 살던 젊은 부부의 발소리라고 단정하기엔 미심쩍지만 다른 단서가 없기에 별일 아니겠거니 지나쳐버리려는 찰나, 얼마 전 귀국한 주인 최종일이 갑자기 후원에 사는 여자에 대한 이야기를 꺼냅니다.


수정정 뒤 채 후원, 몇 달 전 이곳에 갑자기 살겠다며 찾아든 부부 서병호와 서영옥. 이 부부 사이는 무슨 일이 있는지 왠지 매끄럽지 않습니다. 부부가 한껏 날을 세우고 있을 무렵, 서영옥의 친구 순희가 수정정을 찾아오고, 서병호는 서영옥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음을 암시하며 자리를 뜹니다. 가희는 서영옥이 쓰고 있는 소설에 관심을 보이며 서영옥의 거취에 대해 묻고, 서영옥은 자신의 묻어놨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간의 행적에 대한 이야기를 토로한 서영옥은 자신의 마지막에 대한 암시를 하고, 그의 삶을 지켜봐온 가희는 서영옥의 삶이 단지 그 개인의 삶이 아니라는 것을 일갈합니다. 이에 서영옥은 절규하듯 이어온 자신의 문학 인생에 대해 고백하고, 여성으로서 당당하게 자신의 가치관을 밝히는 솔직한 이야기를 쓸 것임을 다짐하며, 자신의 삶을 걸고 그 시대에 맞서 마지막 장면을 써내려가기 시작합니다.


마침내, 한 자리에서 만나게 된 서영옥과 그의 남편 서병호. 그리고 어젯밤 서영옥과 함께 음악회에 동행했던 최종일. 과연 서영옥은 자신의 삶과 문학의 마지막 페이지를 어떻게 장식하게 될까요. 

출연진

박수빈 | 이혜주 | 한지훈 | 전성욱 | 남상아 | 최예은

STAFF

작/연출 장진웅 | 조연출/드라마터그 이성철 | 기술감독 김의태 | 무대디자인 박나경 | 조명디자인 전다록 | 음악 손지원

단체소개

창작집단 양산박은 연극을 ‘만남에서 시작되는 무언가’라고 생각합니다. 2020년, 전대미문의 코로나 사태로 인해 그동안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해왔던 만남이라는 것이 위협받는 시기를 겪어내며 그러한 믿음은 이내 확신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연극은 그런, 동시대 속에서 가려지고 있는 소리들을 극장이라는 만남의 장으로 길어 올리는 것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복잡한 현상 속에서 사람들이 생각하기 피곤해하는 주제들을 직관적으로 통찰해내는 도구였으면 좋겠습니다.